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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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의 탄생은 사람 관계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동반하게 됩니다. 

  상품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진열장에 전시된 여러 물건을 떠올리죠. 편의점이나 백화점 등에 가면 많은 물건이 즐비하게 놓여 있습니다. 모두 상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보면, 물건 이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분들은 보험, 채권, 펀드, 증권 등의 상품을 떠올릴 거예요. 부동산이나 신탁 등도 떠올릴 수 있지요. 

  다양한 상품이 있지만, 상품의 공통점은 “교환을 위한 무엇”입니다. 한 조각의 빵을 만들어 그것을 그냥 먹으면 상품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을 화폐와 교환하기 위해(누군가에게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다면, 이 빵은 상품이 됩니다. 

  이런 상품은 근대사회를 지나면서 급속하게 발전되고 확장되었으며 심지어 사람에게도 확장되었습니다. 자기 집에서 설거지를 위해 쓰는 힘은 상품이 아니지만, 남의 식당에서 하는 설거지를 위해 쓰는 힘은 상품입니다. 남의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기 위해 쓰는 힘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화폐와 교환하기 위한 힘이니까요. 

  원론적으로 보면 “노동력”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많은 노동자가 자기 노동력을 파는 것이지 자기 자신을 파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사람과 그의 힘(노동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상품의 탄생화 함께 “그의 힘=그 사람”이라는 등식도 함께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등식은 점점 더 강화되어 현재는 “역할=그 사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뭐 어렵게 돌려가면서 이야기했는데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현대사회에서는 사랑이 하는 일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정해진다는 겁니다. 앞(26호의 글)에서 이야기한 삼성전자 회장님과 공장 노동자처럼 어떤 역할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도 달라지는 게 현대 자본주의입니다.

  그런다면 다시 처음 질문(25호의 글)으로 돌아가서, 발달장애인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어떤 존재일까요?

  조사에 의하면 우리 학교 학생의 약 70~80% 이상은 음성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오직 10~20% 정도만 말을 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초등 1학년~3학년 정도의 지적 활동까지 가는 경우는 매우 극소수입니다. 이렇게 우리 학교 학생 대부분처럼 의사소통이 어렵고 나중에 졸업하여 취업도 제한적인 발달장애인을 보통 사람들은 국가적으로 훌륭한 인적 자원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요. 그저 사회보장제도 내에서 세금으로 도와줘야 할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이 화나 ‘어떻게 사람이 쓰임이나 역할에 따라 다른 가치가 주어지냐?’고 흥분하면 좀 배운 사람은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며 토닥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무용지용이든 유용지용이든 장자의 이 이야기 속에도 인간의 역할과 그에 대한 가치 매김이 깊이 숨어 있습니다. 장자(壯者)의 인간세(人間世)에 나오는 무용지용에 관한 이야기도 결국 쓰임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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