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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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제가 관리하는 심리 안정실에 갔는데 문 앞에 다다르자 그곳을 담당하는 공익요원이 기겁하며 갑자기 복도로 뛰어나왔습니다.

“무슨 일이예요?”

  물었더니, 실내에 장수말벌이 들어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들어가 봤더니 정말 성인 엄지손가락만 한 장수말벌이 윙윙거리고 있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종이를 둘둘 말아서 장수말벌을 쳤더니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종이 집게를 만들어 바닥에 떨어진 장수말벌을 집어 창문 밖으로 집어 던졌지요.

“이제 괜찮지요? 여기 청소 좀 하시고, 학생들 들어오면 안전하게 지내다가 갈 수 있도록 기본 수칙을 잘 지켜주세요…….”

  담당 공익요원에게 여러 잔소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태어나고 자라 온갖 활동을 하며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평범한 인간의 삶은 말로 표현하거나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다단합니다.

  ‘숨 쉬고, 먹고, 자고, 싸고, 걷고, 하품하고, 눈을 껌뻑이고…….’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개인의 이런 움직임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침없이 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눈을 깜빡이는 행동조차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닙니다. 눈꺼풀 하나를 들기 위해서도 수많은 메커니즘이 동원되지요. 사람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진 몸을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나 쉽게 움직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다른 이와 만나고 헤어지는 일 또한 밥 먹듯이 합니다. 출근할 때 인사했던 가족들을 퇴근해서 만나고, 잠시 화장실에 들른 친구를 기다리다 다시 만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이는 인연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이거나 어울려 살기 위해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이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 같지만 이는 매우 복잡하고 특별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기적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만 그런 게 아닙니다. 반려견의 짖음, 파리의 날갯짓, 꿀 빠는 벌 등 생명 있는 모든 것의 ‘살아간다는 것’도 기적의 연속입니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죽은 생명체를 다시 살려낼 수는 없지요. 그게 파리나 말벌처럼 하찮아 보이는 곤충이라도 말입니다.

 

  심리 안정실을 나와 교실로 내려오다 보니 머릿속에 자꾸 그 장수말벌이 떠올랐습니다. 종이 집게로 집었을 때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던. 그리고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다 자기 살자고 일하던 놈일 텐데……. 내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괜히 때려잡았나….’ 하는 생각에 말입니다.

 

  학년 초와 비교해보면 아이들이 쑥 자랐습니다. 아이들이 자란만큼 어른들은 나이가 듭니다. 누구나 세월이 쌓입니다. 세월이 쌓인만큼 모든 이의 마음도 조금씩 높아지고 포근해지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따듯한 삶을 나누는 행복한 한 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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