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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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25년~30년 전 일입니다. 그때는 학부모님이 선생님에게 여러 선물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회는 그것이 허용되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저는 부모님들이 무슨 선물을 가지고 오는 게 정말 싫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눈이었습니다. TV 드라마 어딘가에서 봤던 장면이 있습니다.

  A 학생의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선물을 줍니다. 그 후 선생님이 A와 B 학생이 함께 벌서는 상황인데, A 학생이 투덜대죠.

  “씨~ 우리 엄마는 담임에게 돈 줬단 말이야. 그런데 왜 나도 벌주냐고?”

  뭐 이런 장면인데요. 아이들은 어른들 생각보다 ‘거래’에 익숙합니다. 부모의 선물이 자신에게 이익으로 작용하리라는 것을 직감하죠. ‘장애 아이들이 뭘 알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장애 아이들도 사람이니 잘 알죠. 아이들이 거래라고 생각하면 더는 교육은 어렵습니다. 교육은 거래라기보다 아낌없는 증여이거든요.

  여하튼, 그러던 중 제가 초보 선생 딱지를 떼고, 교직 5년 차이던 해 2월. 그해 부모님들이 주셨던 선물을 모아놨다가 종업식에서 다시 돌려준 적 있습니다. 서로 쑥스럽고 분위기 쏴~~ 했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선물 필요 없다.”라는 제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 같았습니다.

  역시 그러고 나니 그 이후로 일절 과자 하나, 음료 한 병도 선물로 보내지 않더군요.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학교 예산이 모자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쓸데없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 줄 돈도 있고, 학습지를 살 돈도 있습니다. 교육 활동을 위해 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활동상 꼭 가정에서 준비해주셔야 할 것이 있으면 분명히 부탁드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모님들께서는 제가 특별히 부탁드리지 않는 한, 간식, 음료, 선물 등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개인의 간식은 제외)

  일교차가 크지만 봄입니다. 생명 있는 모두에게 가장 큰 선물은 ‘햇볕’일 것입니다. 조금씩 따듯해지는 봄. 자연이 주는 큰 선물인 햇볕을 듬뿍 받으며 걷는 시간을 매일매일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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