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3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여러 학부모를 만났다. 거의 모든 분들은 '상식적'이다.('상식적'이란 말은 일면 차별을 내포하고 있어서 아무렇게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써야겠다.) 그런데 처음으로 비상식적인 사람을 만난 것 같다. A의 어머니다.


입학식 나흘만인가.. 1주일 다 된 멍을 출근도 하기 전에 보내더니, 며칠 전엔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피부염에 걸렸다고 A의 엉덩이를 찍어 보냈다. 출근 준비 중엔 학교에서 엉덩이에 피부염약을 발라달라면서 피부염 약을 잔뜩 바른 사진을 또 보냈다. 아무리 내가 맡은 학생이지만 늦은 밤에 보낸 그 엉덩이 사진은 정말 엽기적이고 수치심을 불러 일으켰다. 아침에 보낸 약을 잔뜩 바른 엉덩이 사진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 아침을 잘 먹을 수도 없었다. 이 사람 뭐지?

그리고 가끔 A의 얼굴에 매일 상처가 나는데, 그건 그 아이가 자기 얼굴에 난 뾰루지 같은 것을 자기 손으로 긁어서 나는 상처다. 그 상처를 사진으로 찍어 보낸다. 어쩌라고. 부모인데 아이가 손으로 자기 얼굴 긁는 걸 모르나...거의 매일 아이의 가방엔 온갖 과자와 라면이 꽉 차 있다. 담임 교사 등 학교에서는 과자를 잘 먹이지도 않는데. 보통은 '나의 아이'에게 과자를 조금이라도 덜 먹이려 할텐데...

학급에 소리 지르는 학생 B가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소리에 반응해서 흥분하는 C학생도 있다. 또 안타깝게도 C 학생이 흥분하면 가끔 옆의 친구를 때리거나 꼬집는다. 또또 안타깝게도.. 마침 어제 이 C 학생이 A학생을 꼬집은 것으로 '추정'된다. 약간의 상처가..
그랬다고 A의 어머니. 피해자 가해자 운운하면서 가해학생을 행동수정해서 고쳐야 한다는 둥, 격리해야 한다는 둥 장애학생 부모지만 참 어이없는 언동을 시도때도 없이 카톡으로 보내고 있다.
참 어이가 없다. 장애학생의 부모가 아니면 고발당할 이야기다. 자기 학벌이 어떻고, 자기가 교사를 했다는 둥 별 이야기를 다 하는데.. 그정도의 학식과 경험이 있으면서 왜 '장애'에 대해 이리 편협한가. ABA와 같은 '행동수정'이 소위 문제행동을 뚝딱 해결하는 마법의 약이라 생각하는 걸까?(ABA가 심어준 허상은 현실을 더 왜곡한다...) 진정실 같은데 격리하라는데.. 뭐 이런 무지에 가까운 사람이 있는지.. 도대체 장애를 많이 겪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예의가 없다. 어떤 일이 있을 때, '여차저차한 일이 있습니다.'하는 내용을 보내주기 보다 자기가 타인과 카톡으로 나눈 내용을 캡처해서 보낸다. 예를 들어, A학생이 하교후에 가는 센터를 못 가게 되어서 하교후 막바로 집으로 가야해서 학교버스를 타야할 일이 있었다. 그러면, '선생님, A학생이 여차저차해서 오늘은 학교버스를 타야 하니, 태워 주세요.'라고 하는 게 예의다.(교사와 학부모의 예의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그런거 싫어하니까. 그냥 인간으로서, 생면부지의 사람관계라도 이게 예의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센터와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캡처해서 보낸다. 그냥. 아무 말 없이. 병원에 가야해서 등교가 늦어지면 별도의 이야기 없이 병원에서 온 카톡 예약문자를 캡처해서 보낸다. 뭐하자는 건지. 게다가 카톡은 늦은 밤과 새벽, 휴일이 없다. 나를 자기 노예로 보나?
교사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을 뿐, 학부모의 감정받이 노릇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착각했다. 인간은 참 다양하다는 것을 모르고. 좀 더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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