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매일매일 거짓말.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던 작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공식 용어는 "원격수업"이지만 원격수업이 되지 않는데 원격수업이라니.. 참..) 여하튼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고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잡무를 처리하면서 아이들 오기를 기다리던 2020년 그 어느날, 작은 아들이 군에서 재대해서 연가를 내고 아들을 데리러 태안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학교에 출근해 보니 '교체수업'을 해야 했는데, 그냥 갔다고 하더라구요. 성과급에서 깎인다나? '풉'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나오지도 않고, 원격이라고는 하지만 원격 수업도 하지 않는데, 교체수업이라니..

발달장애 특수학교는 매일매일 거짓말을 합니다. 교장, 교감이나 선생님 등 학교 구성원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발달장애 특수학교의 구조가 학교 구성원이 매일매일 거짓말을 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특히 교육과정은 하루라도 거짓을 행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회학생들도 '동아리'활동을 합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이동이 어려운 학생들인데도 모여서 동아리 활동을 합니다. 기본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으니까요.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순회학생들의 교육과정에도 동아리활동을 넣어야 하고, 선생님들은 하지도 않는(못하는) 그 활동을 문서로 작성합니다.

 

국가에서 제시하는 교육과정인 기본교육과정의 내용요소와 성취기준에 맞게 학급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될까요? 설혹 기본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모두 학급 교육과정에 넣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아이들과 교실활동에서 그 내용은 모두 전달될 수 있을까요?

지난 30년간 줄곧 저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기본교육과정을 학급교육과정에 적용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다뇨? 아이들에게 추상적인 지식 덩어리인 교과를 추상적인 언어로 전달하도록 구성된 기본교육과정을 아이들이 소화할 수는 없었습니다. 단 한번도 기본교육과정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발달장애 학교에 어울리는 교육과정에 관한 글을 한 편 완성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발달장애 학교에 있으면서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의 장애정도와 언어수준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20년간 14번의 담임을 했으니 14년의 내용을 분석한 것입니다. 그 분석을 토대로 발달장애 학교의 교육과정이 얼마나 뻔뻔한 얼굴의 구라인지 적은 내용입니다.

조금 더 손을 봐야하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내용이라고 제 스스로 생각합니다.

발잘장애 특수학교의 교육과정(기본교육과정)은 없어지는게 상책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방향만 제시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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